교원평가 시범실시를 둘러싸고 교육인적자원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시민단체들이 잇따라 교원단체에 대해 시범실시 수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네티즌들도 교원단체의 집단 이기주의를 강도높게 비난하며 압박하고 있다.
◆교원단체 비난 여론 고조=‘합리적 교원평가 실현을 위한 학부모·시민연대(교평연대)’는 8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전교조와 교총 등 교직단체들이 교원평가제도가 교육현장을 황폐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을 앞세우며 대규모 집단행동을 예고, 국민과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오만하고 시대착오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는 교원단체의 집단 이기주의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교평연대에는 교육과시민사회, 기독교윤리실천행동, 대전학부모 연합회, 바른교육권실천행동, 밝은청소년 지원센터, 부산 학부모연합회,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 학교폭력피해자협의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대다수 교원들은 이제 교원평가가 더 이상 회피해서는 안 되는 시대적 대세임을 인정하고 있다”며 “교원들은 대다수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일부 집행부가 과시적으로 강행하는 비민주적, 모순적 단체운영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평연대는 이어 “교원단체는 교원평가 시범실시를 즉각 수용하라”며 “교육부와 교원단체가 중심이 돼 교육정책 의사결정 구조를 심각하게 왜곡하는 학교교육력제고 특별협의회는 즉각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의 비난 여론도 뜨겁다. 전교조의 홈페이지에는 교원평가 시범실시 수용을 촉구하고 편향적인 에이펙 공동수업을 비난하는 글이 수백건 올라오고 있다.
평범한 학부모라고 밝힌 ‘우양순’이라는 네티즌은 “참교육을 한다면서 왜 대다수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눈물과 바람을 외면하는가. 당신들은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며 “결국 얼마 못 가 사회로부터 지탄받고 와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비’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전교조는 제자들에게 자기들이 추구하는 ‘반미친북사상’을 마약 공급하듯 주기적이고 치밀하게 주입시키는 존재로 전락했다”며 “자기들의 잇속만을 채우기 위해 제자들까지 볼모로 잡은 전교조가 어찌 교육개혁과 사학개정을 부르짖을 수 있단 말인가”라고 맹비난했다.
◆연가투쟁 얼마나 참여할까=이처럼 비등하는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전교조는 10일까지 실시되는 연가투쟁안 조합원 찬반투표가 가결되면 12일 전국적으로 1만여 명을 집결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수일 위원장이 7일 정부청사 앞에서 삭발하고 철야농성에 들어가는 등 조합원의 투쟁의지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연가투쟁이 가결되더라도 참여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원평가 시범실시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는 여론이 많은 데다 최근 에이펙 공동수업안 파문에서 집행부가 지나치게 강경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는 내부 비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전교조 입장에서도 사실상 간부 조합원을 중심으로 수업을 끝낸 뒤 집회에 참가하도록 해 향후 교육당국의 강경 대응과 국민적 비난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과거 NEIS 연가투쟁 등의 사례나 일선 학교 현장 분위기로 볼 때 2000∼3000명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교사들이 비등한 비난 여론 속에 명분이 약한 투쟁에 동참하는 데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