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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의 소리] 문화체험으로 왕따 예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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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8-03-19 13:58 조회 5,477 댓글 0
 

청소년 왕따와 폭력이 청소년 자살, 교실 내 살인까지 일으키며 많은 청소년과 그 가족을 고통에 빠뜨리더니 급기야 교장의 자살까지 초래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왕따와 폭력의 희생자가 되는 청소년들이 늘어만 간다. 초등학생의 25% 정도가 왕따와 폭력을 경험하는 등 피해자의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한 내 자식도 언제 왕따와 폭력의 그늘에서 범죄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러나 학교는 사건을 은폐하기 바쁘다. 장난으로 치부하거나, 책임을 면하려고 피해자를 오히려 이상한 아이로 몰아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왕따 문제가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건만 '피해자를 두번 울리는' 일은 좀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2002년 폭력에 시달려온 친구를 돕지 못한 것에 대한 자괴감 때문에 친구에게 폭력을 가해온 학생을 교실에서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 당사자가 아닌 피해 학생의 친구가 살인을 저지른 충격적인 사건까지 발생하자 왕따와 폭력의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새삼 부각되었지만 불행하게도 거의 2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개선점을 찾을 수 없다.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구호만 허공을 맴돌고 있을 뿐이다.

분명 이 문제의 근본적인 대책은 예방이다. 그 실천적 대안은 다양한 장르와 내용의 교육과 인성교육이다.

어른들의 무관심과 무지 때문에 아이들의 마음은 편식(편중된 교육)에 의한 극도의 영양결핍(불균형적 인성발달)으로 체질이 변하면서 면역체계(적응력)가 이상해져 기능장애로 병들어가고 있다. 정서불안이나, 열등감, 과도한 경쟁심에 찌든 아이들이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따돌림과 폭력으로 분출하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예방에 관심을 기울이는 학교를 찾기는 힘들다. 우리 센터에서 고학력 여성들을 인성교육 전문가로 키워 학급 단위로 연 32시간 3년 과정의 왕따.폭력 예방 인성교육을 펼쳐온 지 4년을 헤아리지만 올해도 무료교육 대상교는 겨우 12개 학교 117개 학급에 불과하다. 심지어 왕따.폭력 예방교육을 자청해 실시한 '앞서가는 학교'도 혹시 문제학교라서 교육했다는 오해를 받을까봐 예방교육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린다.

왕따와 폭력 문제는 한국의 교육 현실, 사회적 현실, 문화적 풍토가 결합한 총체적인 문제다. 정부의 지원과 사회와 가정의 협조를 바탕으로 올바른 가치관과 의식 함양을 위해 도덕.윤리 등의 교육에 힘쓰고, 정서 순화를 위한 예체능 교육과 체험을 강화하고,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만들기 위한 인성교육을 동시에 실시하는 것만큼 좋은 해법은 없다.

눈앞의 문제나 상처를 봉합하는 임시 대책을 넘어서서 인내를 갖고 문제 예방을 위한 체질 개선에 즉각 돌입해야 한다. 학교 안팎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과 교육을 체험하게 하는 것은 손쉽게 할 수 있는 우선적인 실천법이다. 이를 통해 아이들의 정서가 순화되고 안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청소년들은 이런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며 다양한 친구관계를 형성해 나간다. 이 속에서 아이들은 목표의식과 자신감을 길러간다. 이런 아이들은 왕따나 학교 폭력의 가해자가 되지 않는다. 설령 이들이 피해자가 된다 하더라도 길러진 자신감과 긍정적 자아의식으로 쉽게 상황과 상처를 극복할 수 있다.

한 가지만 잘해도 친구들에게서 인정받고, 친구 한명만 있어도 왕따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학교다. 급한 대로 손쉬운 것부터 실행해 보자.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지 않은가.

임정희 밝은청소년지원센터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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