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연합, 여성의전화연합등 국내 대표적인 여성단체들은 그동안 외국재단의 지원을 받아왔어요. 하지만 한국이 OECD에 가입하면서 제3세계 시민운동을 지원하는 외국재단들이 지원을 중단할 예정이죠. 이제 우리 힘으로 여성인권운동의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지난 7월 여성단체를 돕는 전문 펀드레이징(Fund-Raising)단체인 '여성인권운동을 지원하는 모임'이 결성됐을 때 이 모임의 산파 역할을 한 임정희(여·43) 상임이사의 말이다. 현재 가정·청소년 문화사업을 기획·보급하는 '티티컴'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임씨는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교육사회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인하대·동아대·부산여대 등에서 여성학 강의를 맡아왔다. 그 뒤 여성신문사 사업부장으로 일하면서 여성단체들의 재정 어려움을 알게 됐고, 지난해 몇몇 여성단체들의 행사를 기업체와 연결해 주다가 전문적인 펀드레이징 단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임씨는 현재 '여성인권운동을 지원하는 모임'의 첫 사업으로 삼성생명으로부터 판권을 받은 직장내 성희롱 만화백서 「위험한 접속」을 기업에 판매해 그 수익금의 일부를 기금화하는 일도 추진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13일엔 '후원의 밤'을 열고 본격적인 기금 마련에 나설 참이다. "다양한 사업을 통해 소외된 여성을 위한 인권운동과 여성 권익을 추구하는 여성운동을 지원하려 합니다. 이 모임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일상적인 기부문화가 조금이라도 확산됐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이웃과 나눌 때 자신의 삶이 더 맑고 건강해집니다." '여성인권운동을 지원하는 모임(이상장 강원룡)'에는 김경애 동덕여대 교수, 이경숙 여성연합 공동대표, 신낙균·이미경 국회의원, 최은순 변호사, 탤런트 김혜자씨 등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